[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확실히 입시의 계절이 왔음을 느낍니다. 대입보다는 고입 ,특히 특목고에 대해서 너무 많은 분들이 질문해 주시는 군요. 와중에 제가 지금까지 특목고 관련하여 스홀에 올린글들(특목고에서 내신 상위 30%를 주로 거론햇던)을 보시고 제가 특목고에anti인 사람으로 아시는 분들이 주위에 많이 계셔서 당황햇습니다.  빙 둘러서 얘기하시지만 넌 애들 둘 다 보내놓고 왜 남들은 못하게하느냐?   뭐 , 이런 요지의 질문이십니다.

제가 특목고를 경험하면서 저희 아이들이 겪어야했던 어려움을 위주로, 특히 아이를 특목고에 보낸 학부모라면 누구나 놓치 못하는 "서울대"라는 목표를 전제로 이야기를 전개하였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아이가 진학하게 될때 겪는 어려움과 그 위험한 파장을 중심으로 글을 올리다보니 그렇게들 생각하시나 봅니다.  전 그냥 학부모님들의 막연한 환상이 걱정스러웠을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을 특목고 보내고 그 장점에 대해서는 한번도 글을 올린적 이 없어서 이번에는 특목고를 보냈더니 이런 점들이 좋더라라는 내용을 쓰려고합니다.  일반적인 특목고의 장점들(목에 힘주기 좋다, 학습분위기좋다,동기동창생들이 좋다 등등......)은 잘 아시니 , 저희 부부가 느꼈던 점들  솔직하게 3개만 얘기하겟습니다.

1.스홀의 어느 다른 분도 글에 올리셨던데, 대학가서 편합니다. 내신때문에 입시에서는 발을 동동거리게 만들지만 일단 길을 정하고 대학에 진학하게되면 자신있고 여유있게 앞서서 나갈 준비를 시켜주는곳입니다.

현실적으로 서울대,연대,고대 이과계열에서  과탑들은 대부분 과고출신들입니다. 아들 친구들도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들이 원래 잘나서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고 아이들 인성이 어떻고 스트레스가 어떻고 해서 학습부담을 줄여 버린 탓에  그 시절에, 예전의 우리는 당연히 공부했던 공부해야할 과목들, 또는 공부해야할 난이도를 공부하지 않은 학생들, 입시때문에 좋은 성적 받으려고 피해야만 햇던 대부분의 일반고학생들은 대학와서  다시 시작해야지요. 

외고출신들의 차별화요인인 어학능력 그 자체는 대학에서 크게 겉으로 들어나지도 않고, 제 딸 얘기로는 학점과도 큰 상관은 없답니다.(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울대에서 보면  모둠수업과 모둠별과제를 중요시하는 데, 많은 모듬의 리더들이 외고출신이랍니다. 제 딸도 어디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은 아닌데,용인외고시절 너무도 많이해서 당연시여기던 기획과제프로젝트,파워포인트동반한 발표,모둠세미나수업등을 대학와서 보니 경험조차 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어쩔수없이 자기가 모둠장을 계속 맡게된다고. "이런 공부가 너희를 나중에 리더로 만들어 줄거야"라는 용인외고시절 선생님들의 말씀이 옿은 것을 느낀답니다.

2.특목고 가서 가장 좋았던 점 하나만 얘기하라고 하면, 딸 ,아들 모두 공통적으로 이 말 을 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또는 해야만 하는 일을 언제든지 해도 된다"

중학교때 쉬는 시간에 소설책만  펼쳐도 난리를 치는 아이들,가기 싫은 노래방에 억지로 가야했던 그 순간들,  수업시간에 시끄러워 집중하기도 어려운데 자꾸 옆구리 찔러대는 짝궁들...

 이런 것들 안해도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얘기합니다.

3.앞으로도 한참 커가야하는 자식을 둔 부모로서는 아이들이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게되서 아주 만족햇습니다. 나름 저희 아이들이 경쟁을 이겨 냈다고해서 이런 글을 쓸수 있는지 모르지만, 저희 아이들은  거기 가보니 세상의 어떤 다른  수단,묘수,꼼수도 소용없더라. 경쟁이라는 것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 것이고  경쟁의숲에서 헤쳐나오려면  "Input 없이는 Output   절대 없더라". 어찌보면 평범한 ,하지만 실천 어려운 원리를 아이들 몸과 맘에 평생 잊지 못하도록  뼈저리게 새기고 또 새겨주더군요.

특목고 이런 장점도 있고, 저런 단점도 잇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그 결과도 홀로 감당해야지요. 그러니 선택하기 전에 잘 비교 검토하시기를 강력히 권해드리며, 또  이왕 길을 선택한 분들에게는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끝

추신: 영재고/과학고 준비에 대해 초딩 부모님들이 어찌 준비하는 지 질문을 많이 하시는 데, 제가 스홀의 싱글대디님의 질문에 덧글을 달아 드렸던 내용을 아래에 복사해서 붙였습니다. 저희에게 과고준비를 묻는 분들에게는 모두 이런 대답을 드리고 잇으며, 이 것이 저희가 아는 내용의 거의 전부라고 생각하시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