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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사춘기 아이들과의 대화, 어떻게 해야 할까?’입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7년 10월 1일 오후 4시 20분부터 약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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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와 싸우게 될 때가 많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별일도 아닌데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잔소리를 하게 될 때가 있잖아요.

 

-> 옛말에 미운 4살이라는 말이 있지요. 세 살까지는 엄마가 해주는대로 잘 따라오는데 네 살부터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면서 굳이 자기가 하겠다고 떼를 써서 엄마, 아빠를 힘들게 하지요. 어쩌면 그렇게 말을 안 듣는지 청개구리가 따로 없습니다.

 

그러다 7살이 되면 미운 짓이 더 심해집니다. 4살짜리가 하는 미운 짓은 귀엽기라도 한데, 7살짜리가 하는 미운 짓은 얄미워집니다. 4살짜리는 말귀를 못알아들으니까 그런다고 쳐도, 7살짜리는 다 알아들으면서 말을 안 들으니 더 미워지는 것이지요. 게다가 7살쯤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도 다 할 수 있다 보니 말대답도 어찌나 많은지 애랑 말싸움 하다 보면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2. 말 안 듣는 시기의 최고봉은 사춘기 아닌가요?

 

-> 말 안 듣는 시기의 최고봉은 역시 사춘기지요. 오죽하면 북한이 우리나라를 쳐들어오지 못하는 이유가 중학교 2학년 때문이다라는 말까지 있겠습니까. 중2병이라는 말도 있고요. 저도 강연이나 상담할 때 가장 힘든 대상이 바로 중학교 2학년, 그것도 중2 남자 애들입니다. 얘들은 어디 다른 세계에서 왔나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2 부모님을 만나보면 이렇게 하소연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지금 애 성적이 문제가 애 성격이 문제라고요. 남편 복 없는 여자는 자식복도 없다더니 남편이나 아들이나 어찌나 말을 안 듣는지 이 집안 남자들 중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서요. 그나마 막둥이가 엄마 마음을 조금 알아주기는 하는데 이 녀석도 조금 있으면 방문 닫고 안 나올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면서요.

 

3. 엄마들은 아들이 커서 문 닫고 혼자 생활하기 시작하면 섭섭하시겠어요.

 

-> 엄마 옆에서 자겠다고 떼를 쓰던게 엇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 방문을 닫고 생활하기 시작하면 엄마 입장에서는 정말 섭섭해집니다. 샤워하고 나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알몸으로 집안을 뛰어다니던 아이가 옷 다 차려입고 다니기 시작하면 그것도 섭섭해지고요. 왠지 아들과의 사이에 벽이 하나 생긴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4. 그런데 아이들이 크면 왜 자꾸 방문을 닫는 것인가요?

 

-> 이유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부모님께 간섭받지 않고 싶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부모님과 나 사이에 벽을 세워버리는 겁니다. 방 문만 닫는게 아니라 마음의 문까지 닫아버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제가 생깁니다.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찾아오거든요. 이 시기에 남자 아이들이 자주 쓰는 말이 ‘몰라’, ‘됐어’, ‘어휴~ 냅둬’ 그리고 ‘에~~~’라는 식의 무성의한 대답이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사춘기 아들과 엄마의 대화를 꽁트로 엮어봤습니다. 제가 사춘기 아들 역할을 해볼 테니 아나운서님이 엄마 역할을 맡아주시겠습니까?

 

엄마 : 아들~~! 아들~~~! 엄마가 부르잖아. 대답 좀 해줄래?
아들 : 에~~~!
엄마 : 오늘 학교에서 별 일 없었니?
아들 : 에~~~!
엄마 : 점심은 맛있었어? 오늘은 뭐 나왔어?
아들 : 맨날 똑같아요.
엄마 : 그러지 말고 엄마랑 이야기 좀 하자. 엄마는 우리 아들이랑 이야기하고 싶어서 얼마나 기다렸는데...
아들 : 됐어요. 저 피곤해요.
엄마 : 야! 김철수, 너 진짜 너무한거 아니니? 엄마는 안 피곤한 줄 알아? 그래도 너랑 잘 해보려고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는 도대체 왜 이러니? 엄마가 밥을 안 해줬어, 옷을 안 사줬어? 남들 해주는건 다 해줬는데 정말 너무 한거 아니니?
아들 : 어휴~~!! 그만 좀 하세요. 저 피곤하다고요.

 

여기까지입니다. 중고등학생 아들이 있는 집에서 종종 벌어지는 상황이지요.

 

5. 아이들이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을 왜 이렇게 싫어하는 것인가요?

 

-> 이야기 해봤자 자기한테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불러서 시작하는 대화는 대부분 목적이 정해져있는 잔소리잖아요. 그래서 또 잔소리하려고 하시네 라는 생각에 대화의 문을 먼저 닫아버리는 것이지요.

 

6.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과 대화를 잘 할 수 있나요?

 

-> 아이들과 대화를 하실 때 어느 정도 목적을 정하고 하시는 것은 좋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정하지 않고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하고 있다면 게임을 줄일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식으로 대화의 목적은 정하시는 것이 좋지만 ‘게임하고 싶으면 숙제부터 다 끝내고 하루에 30분 이상은 하지마’라는 식으로 결론까지 정해놓은 채 이야기하시면 안 됩니다. 그건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니까요.

그래서 부모님들께서 배워보시면 좋을 몇 가지 대화기술을 준비해봤습니다.

 

7. 그게 뭔가요? 한 번 이야기 해주시죠.

 

->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아이의 생각에 공감을 표현해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4가지 방법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자’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다 싶어서 중간에 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너는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라는 식으로요. 그런데 이렇게 해버리면 더 이상 이야기하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대화가 단절되지요. 따라서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세요.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다 듣고 난 후에 정리하셔도 됩니다.

 

8. 두 번째는 무엇인가요?

 

-> 두 번째는 ‘지나간 일을 다시 꺼내지 말자’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예전 일을 다시 언급하면서 아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너, 지난 번에도 그렇게 이야기했지? 그리고 어떻게 했어? 네가 한 약속 지켰어? 그런데 이번에도 네 말을 믿으라고? 엄마가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라는 식으로요. 그런데 지난 번에 지키지 못했으니까 이번에 지키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지난 일을 다시 꺼내서 의욕을 꺽지 말아주세요.

 

9. 세 번째는 무엇인가요?

 

-> 세 번째는 ‘태도가 아니라 의도를 파악하자’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대화하는 태도가 안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태도가 안 좋아도 그걸 곧바로 지적하지 마시고 왜 저런 말을 하는 걸까 라는 의도를 파악해주세요. 예를 들어 ‘너, 지금 엄마랑 대화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엄마가 네 친구인줄 알아. 똑바로 안 앉어?’라고 윽박질러 버리면 대화 자체가 막혀버립니다. 대화는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표정이나 몸짓으로도 하는 것인 만큼 아이의 자세나 표정까지 관찰해가며 왜 저런 행동을 보이는지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습니다.

 

10. 네 번째는 무엇인가요?

 

-> 네 번째는 ‘대화의 고수가 되자’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판소리에 일고수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판소리 공연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북을 치는 고수이고, 그 다음이 소리를 내는 명창이라는 것이지요. 판소리 할 때 보면 고수가 가락에 맞춰 탁! 탁! 북도 쳐주고, 얼쑤! 잘한다! 라는 식으로 추임새도 넣으면서 명창의 흥을 돋와주잖아요.

 

아이들과의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개도 끄덕여주시고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며 추임새도 넣어주시면 아이들이 더 신나게 이야기할 겁니다.

 

11. 아이들과의 대화는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 사춘기 아이들과의 대화가 힘든 이유는 어떻게 하면 좋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라고 내용에 초점을 맞추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내용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아이를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춘기 아이들과의 대화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잘 들어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마음을 더 터놓고 이야기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더 허심탄회하게 마음 속에 담긴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깨닫고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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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쌤은 매주 일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20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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