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제목 보고 왠 재수이야기지?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아직도 어린데 재수까지 생각한다면 너무 오버 아니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입시의 기본이라고
제가 말씀드리는 점수가 아니라 순위라는 본질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재수 또한 입시의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됩니다.

쉽게 생각할 때는
재수는 무슨....그냥 고3때 점수 나오는 거 맞추어 가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본인이 재수를 안하겠다고 결심하고 고3때 무조건 원서를 쓴다고 해도
재수생이라는 이해가 없으면 입시를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고3들이 모의고사보다 수능이 성적이 더 안나온다고 합니다.
어떤 학부모 카페에서  왜 모의고사보다 수능이 더 안나오는지? 질문한 분이 있었습니다.
1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모의고사보다 수능이 어려워서~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점수만 덜 나오고 등급이 변동이 없어야 합니다.
 나만 어려운 게 아니니까요.
두번째 이유는
-수능 날 긴장해서?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부분만 성적이 덜 나와야 하지 전체적으로 덜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가장 타당한 설명이 있으니 그건 바로 재수생입니다.
재수생들 중에 3월부터 모의고사를 보는 재수생도 있겠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서 재수생들이 모의고사를 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재수생들의 모의고사를 보는 인원수가 늘어나다가
수능 때는 가장 많은 재수생들이 몰리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냐고요?
보통 수능을 60만명이 본다고 하는데 재수생이 15만명이라고 합니다.
약 25퍼센터트가 재수생인셈이고 또 하나는 재수생들 중에는 상위권이 많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시험에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재수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상위권들이 더 잘 가기 위해 재수하는 시대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S대를 제일 많이 보내는 곳은 y대 자연계열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합니다.
좋은 대학을 가놓고도 조금 더 잘 가기 위해 재수도 불사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 조카가 재수를 해서 같은 대학의 과를 바꿔서 진학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3이 되어 보는 모의고사가 어느 정도 수능 점수는 예측할 수 있어도
수능 등급을 예측하기는 어렵고 현재 등급보다 떨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지요.
물론 수능을 잘 보는 아주 예외의 경우도 있겠지만
그 예외의 경우가 나에게 일어난다고 믿고 원서를 쓰기를 어려우니까요.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학년으로 나누어 생활하고 진급합니다.
즉 같은 나이의 아이들끼리만 경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대입은 단순히 고3끼리의 경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고3이라면 1년 위의 아이들과 경쟁하는 것이고
재수생이라면 1년 아래 아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됩니다.

요즘에는 삼수생이란 표현보다는 재수생 이후에는 n수생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최소 위로 2년, 아래로 2년까지 경쟁자가 되는 셈입니다.

유아들은 한달, 한살이라도 차이가 많이 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차이는 줄어들기는 하지만
청소년기의 1년은 그리 적은 차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재수생과의 경쟁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막상 고3이 되기 전까지는 재수생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재수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입시를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학교 외에 다른 곳에서 체험학습을 할 때나 학원에서도
학년을 어느 정도 그룹으로 해놓는 것을 보면 운영에 대한 편의도 있겠지만
아이와 같은 나이, 같은 학년의 아이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을 접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