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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장장3시간에 걸친 졸업식을 치르며 드는 생각은

내가 무슨짓을 하고 있었나 하는 후회아닌 후회였습니다.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대학도 아닌 대학원에서 TESOL 학과를 졸업하는 감격의 순간이어야 할 그 순간에 내가 아닌 엄마의 자리로 돌아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다 할 경력이나 재주를 갖지않은,

그것도 미국은 교과서에서 본게 다인,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였던

내가 온가족을 이끌고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와서 3년을 겪으면서 

참 많은 것들이 영화의 장면처럼 드라마틱하게 지나갑니다.

졸업시험을 준비하면서

내가 왜 미국에 왔는지 새삼 다시 깨달으며 내 아이를 위한정보를 찾아보겠다고

카페들을 뒤적이다가 이 까페를 만났습니다.  

영어가 인생의 성공의 잣대가 된지 수십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영어교육은 성문을 뒤적이게 하고

 칼라TV처럼 다양한 색깔을 가진 우리 아이들은 하나로 묶여

당장의 시험에 줄서기를 하지 않으면 꿈조차 펴볼 기회도 갖기 힘들었던 현실을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게 하는 카페글들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에 나의 글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미국으로 가자 - 결심 하기까지>

2008년 2월.

MB의 당선으로 온나라가 새로운 희망에 들떠 있던 그즈음,

시댁에서 설겆이를 하다가 숙대총장이라는 사람이 해외 테솔 석사 어쩌구 떠드는말에

귀가 솔깃해 지더군요.

일년전, 영어 학원가에서 새로운 직장을 찾아 필리핀까지 가서

토플 시험을 치르고 온 남편에게 지금 발표 대로라면

 공교육에서 일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제 막 중학교를 들어가는 아들은 아들대로 영어교육 때문에 머리속이 몹시 복잡 하던터라

그날부터 미국 유학이라는 대담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학원 한번 보내지 않고 엄마표 영어를 가르쳐서 성공해 보겠다고

집에서 동네 아이들까지 모아 가르치기를 몇년이었지만

 단어한번, 영어 한마디 하려 들지 않던 아들이 중학교를 들어간다니 앞이 깜깜했습니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는 아이에게 문법책을 들고 20년전 내가 배운 문법을 가르치려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게다가 내 남편은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것을 몹시 싫어하는

 aaa형(?)타입의 남자였기 때문에 느닷없이 미국유학을 가야 한다는 나의 주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로는 나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에 간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었던지라 며칠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테솔로 유명한 학교를 찾다가

 뉴욕은 너무 춥고 물가도 비싸서우리 형편으론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미국 중부 인디언들의 땅이라는 오클라호마로 결정짓고

 입학허가서를 받아들고 비자 인터뷰를 받았습니다.

미국은 부모가 유학생이면 자녀가 공립학교를 무료로 다닐수 있기 때문에

 비자가 거절돨 가능성이 많다고 하여 걱정을 했지만 간신히 비자는 통과할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자를 통과하고 나서도

 결정하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출근한 어느 날 

살림살이들을 모두 미국으로 부쳐버리는 대담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미국에서 살 집이 정해지지 않아도 짐이 가는데 2개월은 걸리니

 괜찮다는 말을 믿었던 거죠.  그러고 나서야  이민 가방 두개 싸들고 남편은

우리 가족이 살 집을 미리 구해 보겠다고 혼자  미국 오클라호마로 출발 했습니다.

 그날은 아직도 봄바람이 쌀쌀한 4월 중순이었습니다.

내 안에 무슨 힘 이었을까요?

내 아이들에게 말 한마디 못하는 영어를 가르칠 자신도 없었고

 미래를 좌지 우지할 영어를 믿고 맏길 곳도 없었던 이유 였었습니다. 

또한 국영수 공부는 따로 해 가면서 두어달마다 치러야 하는 수행 평가에 

하나 라도 틀리면 전교 등수가 흔들리는 도덕 기술 가정 공부,

외워야 하는 음미체..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보다 제가 더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미국 유학을 결심하는데 있어서

 어쩌면 가뜩이나 예민한 나이에  적응 못하고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후회가 없으려면 가야 한다고 그 생각에만 매달렸던것 같네요. 

영어가 안되도 중학 필독서라도 읽혀서 오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겠다 싶어

100만원이나 들여 책을 부치고..

그렇게 미국을 무작정 오기까지 두달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