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캉쌤이 무급 사무국장으로 열심히 봉사 중인 공교육 진학지도 교사 단체인 서울진학지도협의회의 발제로 서울진협, 인천진협, 경기진협, 강원진협이 공동으로 주최한 2013 대학입시정보한마당 행사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약 800석에 달하는 강연장이 가득 찼을 뿐 아니라, 500여팀이 상담을 다녀가신 것으로 미루어 보아 1,500분 이상이 이번 행사를 다녀가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날 서울 내에서만도 7곳에서 대입관련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토록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다니 행사를 주최한 협회의 사무국장으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한 편, 대한민국에서 대학입시가 얼마나 큰 관심의 대상인가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사가 성황리에 끝마쳤으니 이제와서 실토하는 것이지만 사실 이번 행사는 지극히 충동적으로 급조된

행사였습니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진협 선생님들은 대학입학처장협의회에서 주관하는 <대입상담캠퍼스>라는 행사에 무료봉사로 초빙되어 가는 형태로 무료상담 참여를 하셨었지요. 그렇다 보니 행사와 관련된 비용 걱정도 없었고, 행사진행에 필요한 모든 제반요소(장소섭외, 행사홍보, 상담용 컴퓨터, 식사, 진행요원 등)들도 대학 측에서 해결해주었기에 별다른 부담도 없었고, 나름대로 대접을 받으며 상담과 강의에만 주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이번 12월 1일에 명지대에서 진행된 대학입학처장협의회 주관의 대입상담캠퍼스 행사에서 진협과 사전협의없이 무료상담행사가 사라졌습니다. 대입강연도 진협 선생님들이 맡아오던 관행을 깨고 모 사교육업체 이사가 했고요.

이에 진협 선생님들이 상당히 발끈하셨습니다. 대학이 대입컨설팅 업체와 행사를 진행하며 공교육 교사들이 참여하던 무료대입상담을 사전협의없이 취소했다라는 것은 공교육으로서의 자각과 책임감을 잊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우리끼리라도 돈을 모아서 무료대입상담을 계속 진행하자'라며 행사를 급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행사 급조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진협이 대규모 행사를 단독으로 직접 진행해 본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런 저런 어려움이 참 많았네요.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급조되는 행사는 실무 담당자게인 캉쌤에게는 아주 지옥같은 일이지요. T_T)

그래도 예상 외로 많은 선생님들이 동참해주신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네요. 서울진협에서 갑자기 연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진협 소속 4분, 인천진협 소속 7분, 강원진협 속 9분의 선생님을 포함해서 총 70여 분의 선생님들이 행사장에 나타나주셨거든요. 원래 상담교사 50분을 모시는 것이 목표였으나 그 날 워낙 여러 곳에서 대입관련 행사가 진행되었던데다가 진협주최의 행사가 너무 급하게 기획된 바람에 행사 하루 전날까지도 39분의 선생님 밖에 섭외를 못했었는데 이런 사실을 아시기라도 했다는 듯이 사전연락없이 행사장에 도와주러 오신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었지요. 그 덕분에 오히려 상담 테이블이 부족해서 급하게 의자만 깔아놓고 상담을 해드리느라 행사장을 찾아주신 학생, 학부모님들께 불편을 끼쳐드리기는 했고요.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150팀 정도 더 많은 분들을 상담해드릴 수 있었습니다. 총 500팀 정도 상담해드렸거든요.

아무튼 공교육 교사들의 자발적 구성단체인 진학지도협의회가 대학의 그늘을 벗어나서 진행한 첫 단독행사였기에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아서 참석하신 분들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큰 무리없이 성황리에 행사가 끝나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번에는 더 알찬 행사를 마련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해보겠습니다.

추신 1. 상담쌤들이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상담을 하셨는데 쉬는 시간이 딱 1번(10분)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상담쌤 50분 초빙을 목표로 상담자 모집을 했는데 상담쌤을 39분 밖에 섭외를 못 했기에 39분의 선생님이 50분의 선생님 몫을 상담할 수 있도록 쉬는 시간을 거의 다 빼면서 상담시간표를 만들었거든요. 상담 시간표 짜느라 캉쌤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상담쌤들은 캉쌤이 시간표를 이렇게 가혹하게 짠 줄 모르고 오셨다가 고생 꽤나 하셨고요. 시간표를 미리 공개해버리면 불평이 터져나올까봐 시간표를 전혀 공개하지 않은 채 상담부스로 상담자들을 마구 들여보냈거든요. 행사장에 상담쌤들이 추가로 더 오셨지만 상담장에 현장접수를 하러 오신 분들이 많이 계셨었시기에 대기자 모두에게 상담을 제공해드리고 싶은 욕심에 기존 시간표를 바꾸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새로 오신 쌤들한테까지도 가혹한 상담배정을 해드렸죠. 그 덕분에 많은 분들이 상담을 받고 가실 수는 있었지만, 선생님들은 녹초가 될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하셨고, 캉쌤은 선생님들께 구박 좀 받았습니다. 다음부터는 쉬는 시간도 적절히 넣어주고, 시간표를 그렇게 독하게 짤꺼면 현장에서라도 상담 시간표를 미리 좀 알려달라면서요. ^^;;; (상담쌤들의 경우 상담장에 미리 오셔서 테이블 세팅 등 각종 잡일부터 상담 후 행사장 정리까지 하시느라 11시부터 6시까지 전혀 쉬지도 못하고 모진 혹사를 당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번에 너무 힘들게 해드리셔 다음 번 행사 때는 불참하시지 않을까 걱정스럽네요. 캉쌤도 집에 와서 몸살이 났을 정도거든요. T_T)

추신 2. 혹시 상담장에 오셨던 분들은 캉쌤을 보셨을텐데... 검정색 폴라티를 입고서 상담장 입구에서 상담자 호명 및 상담장 내에서 종료시간 외치고 다닌  사람이 바로 캉쌤입니다. 하루 종일 소리를 너무 질러댔더니 목이 다 쉬어버렸네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