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캉쌤은 진학보다 진로를 더 중요시하고, 단기적 진학목표 보다는 진로 설정을 통한 장기적 진학계획 수립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렇다보니 강연을 하든 개별상담을 하든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께 직업선택에까지 이르는 장기적 학습로드맵 수립에 대해 무척 강조를 하는 편이지요.

그런데 상담을 하다보면 참으로 재미난 것이 학년에 따라 지망하는 대학이 다를 뿐 아니라, 대학이라고 인정하는 학교의 수도 다르다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학년이 낮은 경우에는 지망대학도 높고 인정하는 대학도 적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망대학도 점점 낮아지고 인정하는 대학도 점점 늘어나는 식이지요.

그렇다면 왜 초중학생등 저학년 학생들이나 해당 학생들의 학부모님들의 경우 꿈도 크고 지망하는 대학도 높은 반면, 고등학생이나 고등학생 학부모님들은 꿈도 점점 작아지고 지망하는 대학도 점점 낮아지는 것일까요?

아마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 2가지를 꼽으라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1. 석차백분률의 점진적 하락

- 초등에서 중등으로, 중등에서 고등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위 말하는 깔아주는 학생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성적백분률이 하락하게 됩니다. 초중학교의 경우는 의무교육이다보니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 다닐 뿐 아니라, 초중학교 내신은 진학을 위한 시험이 아니다보니 난이도가 매우 낮게 출제되어서 공부와 성적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품을 수 있도록 해주지요. 그렇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의무교육이 아니다보니 다양한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 및 전문계고로 진학하는 학생 등 중학교 때 바닥을 깔아주던 학생들이 경쟁에서 사라지다보니 한순간에 석차백분률이 대폭 하락하는 현상이 빚어지지요. 고3이 되면 바닥을 깔아주던 일부 학생들은 대포생(대학진학포기생)이 되어 추가로 또 사라져버리는 반면 재수생이라는 윗선의 강적들이 나타나서 석차백분률을 또 한 번 크게 하락시켜주고요.

2. 입시에 대한 이해도 증가

- 초중학교 때만 해도 대학은 멀고 먼 이야기이기 때문에 대입전형방식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커트라인에 대해서는 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하면서 대학들의 커트라인 정보까지 파악하게 되어 자신에 성적에 맞는 학교를 찾아 점점 지망학교를 하향하게 됩니다.

즉, 초중학교 때는 대학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성적에 대해서도 판단하는 방법을 잘 모르다보니 대학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서 자신에게 유리한 장미빛(앞으로 성적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상상하지만, 점점 학년이 오를수록 석차백분률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입시현실을 파악하게 되면서 지망대학을 점점 현실화 시키게 된다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과연 초중학교 성적이 상위 10%인 학생은 고3 때 성적이 어느 정도가 될까요?

초중학교 때 상위 10%니까 당연히 고3 때도 상위 10%가 되지 않겠냐고요?

물론 초등학교 성적과 중학교 성적은 딴 나라 이야기이고, 중학교 성적과 고등학교 성적도 딴 나라 이야기이며, 고1 성적과 고3 성적도 딴 나라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때 중학교 때 상위 10%였던 학생들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하위권 아이들이 빠져나감으로써 상위 15~20%가 되고, 고1때 15~20% 였던 학생들은 고3이 되면서 재수생의 등장으로 25~30%(수능 기준)로 석차백분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의 실력은 변한 것이 없더라도 학생을 둘러싼 경쟁상황이 변함으로써 석차백분률의 하락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중학교 때 상위 10%인 아이(고3 때 상위 20~30%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는 대략 어느 정도 수준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요?

서/연/고나 서/성/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경/외/시/이 정도는 갈 수 있지 않겠냐고요? 설마 삼국대(건국대/단국대/동국대)를 가겠냐고요?

모든 학생들이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대학에 합격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상위 몇 프로 안에 들어야 어떠한 대학을 갈 수 있을지 EBS에서 대략적으로 예상해놓은 내용을 아래에 올려드리니 한 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 위에 나오는 평균 고교석차는 전교생수 350명 기준의 전교등수 입니다

위 내용을 보시니 느낌이 어떠신가요?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시지 않으시나요?

이것이 대한민국 대학입시 경쟁의 현실입니다. 적어도 고3때 상위 10% 안에 들지 못한다면 삼국대는 커녕 이름을 들어본듯한 대학에 조차 들어갈 수 없습니다. (물론 대학마다 전형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위 계산내용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학년이 낮을 때에는 꿈을 크고 높게 가지시는 한편, 현실에 대한 파악도 명확히 해두시기 바랍니다. 막연한 기대와 믿음은 머리 속에서나 가능한 상상일 뿐 현실은 결코 생각처럼 만만하지가 않으니까요. 지금은 우습게 보이는 몇몇 대학들이 몇 년 후에는 우러러 보이는 대학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