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이제는 스터디홀릭이 대한민국 고교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법 커진 상황이다보니, 저의 설익은 발언이 고교입시를 왜곡시키는 것을 방지하고자 가능하면 입시철에 글을 쓰는 것은 자제하고 있으나 오늘은 참다 참다 못 해서 글을 하나 적어봅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라고 올해도 경기권 특목고들의 면접 변별력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 사교육 억제를 위해 특목고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학교에서 교과부나 교육청 눈치를 많이 본 것 같네요. 면접관 중에 교육청 파견인원까지 있다보니 무리수를 두기도 쉽지 않았던 것 같고요. ( 정부에서 입시가 끝난 후 학교별로 입시 사교육영향평가라는 것을 합니다. 그리고 그 평가가 안 좋게 나올 경우 학교가 징계를 받게되고요. 그렇다보니 우수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생각으로 교육청 지침을 어길만큼 용감(?)한 학교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문제를 적게 출제한 학교의 경우는 5분 간의 면접 동안 기본 문제 3문제에 추가 1~2문제 수준으로 정말 간략하게 진행하기도 하고, 문제를 많이 출제했다라는 학교조차도 과연 저 정도의 시간과 저 정도의 질문으로 학생의 우수성 및 잠재성을 변별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간략하게 면접을 진행했네요. (스터디홀릭의 면접 기출문제 코너에 올라온 질문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연 이러한 질문들이 얼마나 변별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의심스러운 질문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질문에 중학생 수준에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은 너무 뻔하지 않나 싶은 질문들도 많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업체들은 면접의 변별력을 부르짖으며 고가의 컨설팅 상품을 팔고 있고, 불안한 마음에 그 상품들 덥썩 구매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입시란 자녀의 인생이 달린 문제이다 보니 누구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런데 혹시 이것 아시나요? 스터디홀릭에 가입해있는 총 12만 명의 회원 중 사교육 종사자 수가 2만 명이 넘고, 여러분들이 사교육업체에 비싼 비용 내시고 받아오시는 정보나 내용들은 대부분 우리 스터디홀릭에서 수집한 자료라는 것을요?

( 싼 곳은 5만원 정도, 비싼 곳은 학습계획서 첨삭 및 모의면접까지 포함해서 50~100만원 정도를 받던데, '저런 사기꾼들이 있나' 그리고 '저런 사기에 쉽게 당하는 학부모들이 저렇게 많은가' 싶어서 답답하기도 하면서 살짝 배 아프기도 하네요. 강쌤은 매달 힘들게 스터디홀릭 운영비 마련하느라 한 겨울에도 보일러도 못 켠채 온 가족이 집 안에서 옷을 3겹씩 껴입고 생활하는데, 누구는 남이 공짜로 배포하는 자료를 가지고 너무 손쉽게 돈벌이를 하고 있구나 싶어서요. 학원 등 사교육업체에 줄 돈의 10분의 1만 스터디홀릭에 후원해주세요. 그러면 강쌤이 스터디홀릭을 통해서 더 정확하고 솔직한 정보들을 더 많이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자료 취재비는 커녕 기본 운영비도 부족해서 4년 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T_T )

암튼, 면접이라는 것이 분명히 특이 케이스가 발생하기도 하는 과정이기는 합니다. 학교 측에서도 일부로 홍보목적으로 특이 케이스를 만들기도 하고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면접이라는 과정도 대부분 기본점수라는 것이 배정이 됩니다. 그렇다보니 면접을 통해서 뒤집을 수 있는 점수란 상당히 미약합니다. 특히, 경쟁률이 낮게 나와서 1단계를 단지 통과만 했을 뿐인 학생들에게는 정말 형식적인 과정에 불과할 뿐이고요. 특이 케이스는 말 그대로 특이 케이스일 뿐이니 절대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니 그 특이 케이스를 일반화하여 우리 아이게에 대입시키지 마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흔하지 않은 경우면 그런 특이 케이스를 가지고 홍보를 할까요.

따라서 면접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면접에 너무 목을 메며 무리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면접에서 뒤집을 것을 기대하며 무리수를 둔 지원도 자제하시기 바라고요. 면접관들은 관심법을 익혀서 사람을 꽤 뚫어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면접관들도 우리와 똑같은 그냥 평범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5분 만에 학생의 잠재력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다라는 것이지요. 단지, 그동안의 교육경험을 통해서 약간의 참작만 가능할 뿐입니다.

추신 1. 간혹 OO외고, OO대학 입학사정관 출신이라며 고가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자칭 국내 최고의 입학사정관 전문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도입된지가 얼마나 되었을까요? 아직 시행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제대로 정착도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학교별로 우왕좌왕하며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전형을 놓고 자기가 모든 학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라고 이야기 한다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신뢰성 있는 이야기일까요? 대한민국에 입학사정관 전문가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사기꾼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경험이 조금 더 있고, 덜 있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겠지요. 그러나 그것도 특정 학교에 한해서일뿐 모든 학교라고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면 사기꾼이 확실합니다!! (참고로 고등학교든 대학교든 가릴 것 없이 학교에서 입학사정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30대 계약직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아시겠죠?)

추신 2. 강쌤에게 면접질문을 뽑아달라거나 학습계획서를 첨삭해달라며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시는 분들이 매일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개인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적은 거의 없습니다. 왜 제가 도움을 드리지 않는지 윗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죠? 제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원서를 접수할 때 합격여부는 이미 70~80% 이상 결정이 되거든요. 그동안 준비해 온 내신과 각종 비교과활동(봉사/체험/독서 등)으로 인해서요.

추신 3. 주변에 보니까 학원이나 사교육업체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많이 합격을 하던데 그런 것을 보면 역시나 학원 등 사교육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한 것 아니냐고요?

과거에 특목고 입학고사가 있던 시절에는 학원 등 사교육이 합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이 사실이지만 현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특목고에 합격한 학생들은 학원'도' 다닌 학생일 뿐, 학원'만' 다닌 학생이 아닙니다. 즉, 평소에 학교생활도 충실히 해서 내신관리가 잘 되어 있던 학생들이 학원도 다니며 절대학습량 자체를 더 늘려놨기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것이지, 단순히 학원을 다녔다고 해서 합격률이 올라간 것이 아닙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특목고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목적 하에 강제로 도입된 전형인만큼 사교육의 영향은 몹시 미미합니다.  (합격한 아이들이 학원을 많이 다닌 것이 아니라, 합격할 아이들이 학원을 많이 다닌 것입니다. 부모의 교육열이 더 높고, 학습량이 더 많은 아이들이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