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학부모교실

스터디홀릭은 심도있는 특목고 입시정보가 제공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사이트이다 보니 스터디홀릭을 운영하다 보면 매년 신학기마다 특목고 재학생 학부모님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특목고 신입생인데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학이나 자퇴를 시켜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입학 후 꼴찌를 하더라도 특목고에만 합격하면 명문대 합격도 따 놓은 당상일 줄 알고 죽을 힘을 다 해서 아이를 뒷바라지 했는데, 아이가 입학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자퇴나 전학 이야기를 꺼내니 엄마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겠지요.

그 분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서접수 이전부터 특목고 지원을 적극 만류했던 학부모님들께서 그 시절에는 '우리 아이를 무시한다'며 화를 내시더니 결국 저를 다시 찾아와 문의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 자신도 마음이 참 착찹해집니다. '더 강하게 만류를 했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특목고에 대한 바람이 잔뜩 들어있는 부모님들께는 무슨 소리를 한들 귀에 들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저에 대한 반감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만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목고는 합격하기도 힘들지만 합격 후 버텨내기는 더 힘들다'라는 학교입니다. 특히, '영어 잘 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다' 라는 외고나 국제고는 아이러니하게도 수학을 잘 하지 못하고서는 버텨내기 힘든 학교이고요.

특목고 재학생 부모님들 중 이 글을 읽으시는 부모님들 중에는 고개가 끄덕여지시는 분들이 적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특목고 지망생 부모님들 중에는 설마 하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요.

그렇다면 특목고 학생들의 중도포기율(전학 또는 자퇴)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모진 고생을 다 해서 들어간 학교인데 설마 전학이나 자퇴를 하는 학생이 있겠냐고요? 그냥 겁주려고 하는 이야기 아니냐고요?

강쌤이 특목고 학생들의 중도포기에 대해서 아무리 강조를 해도 믿지 않으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신 것 같아서 오늘은 큰 맘 먹고 각 특목고별 중도포기율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각 학교별/학년별 중도포기율은 특목고 입학정보 코너( ☞ 바로가기 )를 참고하시길 바라며, 그 중 서울지역 외고/국제고 1학년 학생들의 중도포기율만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10학년도 서울지역 외고/국제고 1학년 학생들의 중도포기율

전국 외고/국제고 중 최상위권 학교들이라는 서울지역 외고/국제고에서도 적게는 1.18%에서 부터 많게는 7.63%의 학생들이 입학한 지 1년 이내에 학교를 떠났습니다. (경기도 특목고 중에는 1학년 학생의 15%가 학교를 떠난 곳도 있습니다. 이름 없는 하위권 특목고의 이야기냐고요?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모 특목고의 이야기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90%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에 살아남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살아남은 학생들 중에도 여러가지 이유로 학교에 남아있기만 할 뿐 내신을 포기한 내포자(?)나 아웃사이더로 전락한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학교에 잘 적응한 학생들의 비율은 더 낮다고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특목고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목고가 문제가 있는 학교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힘든 과정을 거치며 합격한 학교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다라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지요.

특목고는 양날의 검이라고 불립니다. 양날 검은 날이 안과 밖으로 모두 향해 있기 때문에 밖을 향하여 능숙하게 휘두르면 적을 벨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안을 향하여 미숙하게 휘두르면 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위험한 무기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특목고라는 무기가 대학입시라는 적을 공략하기 위해 나에게 적합한 무기인가 라는 점을 면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우리가 휘두를 수 있는 무기는 양날검 뿐이 아니니까요.

연관글 : [교육칼럼] 자율형사립고 학생들의 대거 중도이탈(전학 또는 자퇴)에 대해서... ( 클릭! )

연관글 : [교육칼럼] 특목고나 명문대는 입학만 하면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 클릭! )

연관글 : [교육칼럼] 특목고 입학 후 내신성적이 안 좋을 경우 자퇴나 전학을 가는 것이 좋을까요?  ( 클릭! )

추신. 특목고 합격의 기쁨은 딱 하루 뿐입니다!! 그 다음 날 부터 '입학식 후 잘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밀려들기 시작하고, 합격자 소집일 이후 부터는 특목고에서 건내준 막대한 입학 전 숙제에 치여살기 시작하지요. 반 편성고사와 3월 모의고사 이후부터는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고요.